크로우의 장 : 1-3

Dec 10, 2022

 

‘여왕님…’

‘죄송해요…’

 

여왕님을 생각하며 되뇌는 동안 어떤 힘이 느껴졌다. 신성하고 절대적인 힘이 내 몸을 부드럽고 다정하게 감싸 안아 들어 올렸다.

편안해진 나는…

높이…

더 높이 올라갔다…

 

알아차리지도 못한 사이에 반짝거리는 나비 떼가 춤을 추듯 만화경처럼 주위를 맴돌았다.

 

‘아름다워…’

 

나비 떼에게선 형언할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졌다. 날 들어올리는 힘과는 전혀 다른, 그 정반대에 놓여있는 절대적인 느낌… 자유이자 혼돈이었다. 고양감에 빠진 나는 반짝이며 자유롭게 팔락이는 날갯짓에 맞춰 나비 떼를 따라 어느 동굴로 들어갔다.

구르며.

춤추며.

웃으며.

난 저 멀리 보이는 밝은 빛에서 사랑과 기쁨을 느끼며 그 빛을 향해 날아갔다.

가까이.

더 가까이.

더 밝게.

더 따뜻하게.

넘치는 사랑과 고양감을 안고 나는 빛 속에 뛰어들었다.

.

..

 

“……”

 

부드러운 어딘가에 누워 있는 것 같다. 흙과 꽃향기가 공중에 가득했다. 동굴 끝에 걸린 빛은 밝고 따뜻하게 빛나 하늘 위의 태양이 되었다. 편안함과 행복함을 느끼던 찰나… 차갑고 성미 급한 목소리가 날 현실로 끌어당겼다.

 

“크로우! 가서 알약 탄 다음 얼른 일해!”

 

‘맞다, 오늘 먹을 약을 타야지. 안 그러면… 안 그러면 어떻게 되더라?’

기억을 떠올리는데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. 마치 악몽을 꾼 것처럼, 공허 속에 떨어지듯…

 

‘그냥 꿈이었나?

목이 아팠던 게 아직도 생생한데.’

 

‘난 누구지?’

 

‘난…’

[여왕님의 기사야.]
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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